하나님 전상서

1,261 2013.05.08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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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오래전에 어머니를 먼저 하나님께로 보냈습니다. 지금은 하나님 품에서 안식하고 계시겠지만 그 어머니를 생각할 때마다 가슴에 심한 통증을 느낍니다. 어머니가 이생을 살 때에 어려운 살림을 꾸려가느라 힘들어 해야 했고, 심한 육체의 고통으로 여러 번 죽음의 고비를 넘겨야 했습니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 온갖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았기에 이생을 하직하기 까지 제대로 쉼을 누리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쉼 없이 일 하시면서도 아들이 원하는 해주지 못했다고 하는 자격지심에 눈물을 흘리셨던 어머니의 생각할 때는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부모가 되면 자녀에게 미안하다고 하는 말은 참 힘든 단어인데도, 어머니는 저의 손을 꼭 붙잡고 마치 죄인이나 된 것처럼 몇 번이나 미안하다고 하셨습니다. 그것은 어머니의 책임도 누구의 책임도 아니었는데, 어머니는 자식이 하고 싶은 것을 못하게 된 것이 꼭 당신의 책임인양 그렇게 미안해 하셨습니다.

 그 어머니가 어느 날 제게 편지를 보내 오셨습니다. 아들에게 변변하게 해 준 것도 없는데 아들이 소원하는 예수님을 못 믿겠느냐고 하면서 다음 주부터 가까운 교회에 나가겠노라고 고백 하셨을 때 저는 정말 기뻤습니다. 어머니는 그렇게 마음을 여시고 예수님을 영접하셨습니다. 예수님을 영접하는 날부터 어려운 생활 가운데도 주일이면 어김없이 예배당에 가셔서 예배를 드리셨고, 글이 작아 잘 보이지도 않는 성경을 돋보기를 쓰고 씨름하는 모습은 제게 큰 감동이었습니다. 어머니는 찬송가 중, “내 주를 가까이”를 즐겨 부르셨는데, 제가 한 옥타브를 높여서 부르라고 하면, 찬송가는 유행가처럼 그렇게 불러서 안 된다고 하시며 구지 한 옥타브를 내려 굵은 목소리로 부르셨습니다. 그렇게 믿음을 키워가시던 어머니를 어느 날 하나님께서 하늘로 부르셨습니다.

 59세라는 짧은 순간을 이생에서 사셨는데, 가난과 육신의 고통, 정신적인 압박으로부터 하루라도 자유 할 날이 없으신 어머니를 아들로서 제대로 한 번 효도하지 못한 것을 생각하면......그 어머니는 돌아가시는 날에도 예쁜 옷도 입지 않으시고 몸뻬를 입으신 채로 숨을 거두셔서 제 마음이 얼마나 무거웠던 지요. 하나님 앞에 설 때 부끄러워 낯을 들 수 있을까....., 지금도 그것이 마음의 부담입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큰 복 중에 하나는 자녀를 위해 희생할 줄 아는 어머니를 주셨다는 것을 어머니를 먼저 보내고 난 지금에야 깨닫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어떻게 아들 예수님을 가장 낮고 낮은 자리로 보내시려고 결단을 하셨습니까. 그리고 그 아들이 추위와 배고픔 뿐 아니라 침 뱉음과 뺨을 맞으시는 수모를 당하는 현장을 목격하시면서도 어떻게 참을 수가 있으셨습니까. 인간들은 그것도 모자라 끝내는 십자가에 매달아 아들 예수님을 비참하게 살해 했는데 어떻게 침묵하실 수 있으셨습니까. 그런데 그 하나님의 마음을 저도 예전에는 감동 없이 문자로만 이해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인간의 마음이 완악하다는 것을 어머니를 먼저 하늘로 보내고서야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어머니의 사랑을 통해 하나님의 그 애통해하는 마음을 이제야 조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 어머니의 사랑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게 하여 주심을 감사합니다. 어머니가 남기셨던 유산, 사랑과 헌신, 어머니께서 즐겨 부르시던 찬송, 그리고 어머니의 미소는 하나님께서 저에게 주셨던 믿음의 선물이었습니다. 이 믿음의 선물을 마음에 간직하고 하나님의 사랑이 얼마나 크고 위대한지 다시 한 번 깊이 새기고자 합니다.

 하나님, 어머니를 제게 주셔서 모자의 인연을 맺게 하시고, 하나님이 인간을 사랑하셨던 그 십자가의 사랑까지 경험하게 해 주심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마음의 짐이 어머니를 한처럼 붙잡고 있었지만 하나님의 사랑과 위로로 이제 사랑하는 어머니를 마음으로부터 하늘로 보내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비록 잘 해드리지 못해 가슴에 눈물은 남아 있지만, 그것은 인간을 위해서 흘리신 예수님의 피의 사랑에 보태어, 어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저도 사랑함으로 갚아 가겠습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해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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