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라는 이름의 사랑

1,147 2013.06.26 10:55

짧은주소

본문

사형폐지론의 '아이콘'인 미국의 여자사형수 폴라 쿠퍼(44)가 마침내 감옥을 나왔다고 한다. 쿠퍼는 6월17일 오전 10시 인디내아주 록빌 교도소를 출소, 장장 27년 만에 자유의 몸이 됐다. 쿠퍼는 16세였던 1985년에 마리화나를 피우고 술을 마신 상태에서 집안에 몰래 들어가 당시 78세 할머니 루스 펠케에게 꽃병으로 내리친 뒤 온몸을 칼로 찔러 목숨을 빼앗았다. 할머니는 교회에서 성경을 가르치며 이웃에게 천사였는데, 단돈 10달라와 할머니의 목숨과 바꾼 것이다. 쿠퍼는 이듬해 7월 사형 선고를 받아 미국 역사상 최연소 여자사형수란 '기록'을 세웠다. 이때부터 쿠퍼를 살리자는 구명운동이 시작됐다. 200만 명이 인디애나주 대법원에 청원을 넣었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직접 주지사에게 연락해 감형을 호소했다. 그러나 인디애나주의 재판관들은 요지부동이었다.

 이 요지부동이었던 인디애나주를 움직인 것은 다름 아닌 피해자의 손자 빌 펠케였다. 빌은 다른 여느 유족들처럼 처형을 원했지만 쿠퍼가 사형선고를 받자 구명운동에 발 벗고 나섰다. 분노로 가득 찼던 빌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할머니였다. 빌은 "할머니의 삶과 선행들을 생각해보니 '폴라가 죽어선 안 되겠다. 돕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용서의 깨달음을 얻었고 그것은 내게 어마어마한 치유를 안겨줬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이 사건을 ‘위대한 용서’라고 했다. 빌의 헌신적인 노력이 쿠페에게 감형을 선물을 안겨다 주었고 처음에는 그렇게 완강하고 막무가내로 살았던 쿠페도 차츰 안정을 되찾고, 자신의 잘 못을 깨닫고 교회를 출석하는 등 새사람이 되었다.

 그래서 영원히 교도소의 담장을 넘지 못할 것 같았던 쿠페가 담장 밖의 세상으로 돌아오게 된 것이다. 빌의 헌신적인 노력에도 쿠페는 빌의 용서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갈등하다, 빌의 진심을 알고 이제는 멜을 주고받을 정도로 친구 사이가 되었다고 한다. 한 사람의 위대한 용서가 죽음에서 생명으로, 절망에서 희망을 꿈꿀 수 있도록 바꿔 놓았다. 쿠페가 맞는 제2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까? 모두가 그녀에게 제2의 인생에 대한 기대와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이 혹 그녀에게 더 큰 부담이 되어 힘들게 하지 않을까 염려가 되기도 하지만, 용서받은 대로 용서 하면서 인생의 후반기가 아름답기를 기도하는 마음이다.

[잠 19:11] 노하기를 더디 하는 것이 사람의 슬기요 허물을 용서하는 것이 자기의 영광이니라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98건 6 페이지
제목
안준학 아이디로 검색 2013.06.26 1,148
안준학 아이디로 검색 2013.06.18 1,639
안준학 아이디로 검색 2013.05.29 1,345
안준학 아이디로 검색 2013.05.15 1,414
안준학 아이디로 검색 2013.05.08 1,261
안준학 아이디로 검색 2013.05.02 1,255
안준학 아이디로 검색 2013.04.24 1,141
안준학 아이디로 검색 2013.04.17 1,291
안준학 아이디로 검색 2013.04.10 1,350
안준학 아이디로 검색 2013.04.01 1,124
안준학 아이디로 검색 2013.03.23 1,442
안준학 아이디로 검색 2013.03.18 1,176
안준학 아이디로 검색 2013.03.14 1,390
양철 아이디로 검색 2013.03.07 1,399
안준학 아이디로 검색 2013.03.02 1,394
월간베스트
랭킹 제목
1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