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세

1,901 2016.05.11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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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전에 전립선암을 수술하고 퇴원한다고 소식이 와서 그러려니 했는데 오늘 아침에 갑자기 비보(悲報)가 전해지기를 지금 중환자실에서 숨넘어가기 직전이라고 한다. 부리나케 출근하는 차를 돌려 대학병원으로 직행해서 상태를 확인했지만 이미 숨을 거두고 말았다. 이틀 전에 소변이 나오지 않는다고 119에 본인이 연락을 했지만 119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가망이 없는 상태였다고 한다. 자식도 아내도 있었지만 헤어진 지 벌써 20년이나 넘어 아무도 찾지도 않아 무연고자로 죽음을 맞이해야 했다.

 한 때 주먹으로 명성을 날리며 힘을 과시하며 의시된 적도 있었겠지만 늙고 병드니 이빨 빠진 호랑이처럼 아무도 찾지 않아 쓸쓸한 말년을 보내야 했다. 늘 외로움을 호소하며, 각종 병에 시달리다 저승길을 가는 마당에도 울어 주는 사람이 없다는 것은 그의 인생의 모든 것을 대변하고 있다. 

 그래도 힘이면 모든 것이 다 될 줄 알고, 주먹으로, 깡으로, 살아왔던 시절을 예수님을 만나고, 교회의 식구들과 함께 하며 많이 회개한다고 눈물을 보였었는데 갑작스런 죽음이 나를 몹시 당황하게 한다. 아직도 할 이야기가 남았다고 생각했고, 조금만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하고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었는데, 감정을 나눌 틈도 없이 하나님은 그를 데려가셨다.

 살아 있을 때 조금 더 가까이 하지 못함이 못내 마음을 짓뭉개고 있다. 그래도 몇 년은 살겠지 했는데, 몇 년이 아니라 몇 시간도 못 버티고 숨을 거둔 한길씨를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미어져 온다.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감정 때문에 잊어버리고 버티기로 일관하다 정작 할 말도 못하고 떠나보냈다고 하니~~자괴감에 가슴이 미어진다.

 목사의 이름표를 달고도 목사답지 못한, 아! 하나님은 언제까지 나를 이 자리에 두실까? 이름값도 못하는 목사를 하나님께서 자리를 지키라고 하실까? 한 없이 작아지는 날이다.

 한길성도님, 조금 더 하는 욕심에 마지막을 외롭게 보내드린 나를 용서하시고, 평안한 안식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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