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정식님 글, 작은 행복이 큰 행복으로

1,599 2013.02.27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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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아침 해가 일찍 떠오릅니다. 봄이 오고 있다는 증거겠지요. 일찍 떠오른 아침 해 덕분에 아침 출근길이 밝고 상쾌합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엘리베이터에서 나와 주차장 가는 길 옆 화단에 목련나무를 무관심한 척 살피며 지나갑니다. 경상도 남자가 목련을 좋아하는 것이 어울리지 않아 참아 대놓고 바라보기가 부끄럽습니다. 곁눈질로 보니 꽃봉오리가 통실해진 것이 목련이 필 때가 다가오나 봅니다. 아침 출근길이 더욱 가볍고 행복해집니다. 이 작은 것에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마음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면서 조심스레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이 만큼만 행복하게 해 주실 것을 기도해 봅니다.
  잠시 혼자만의 행복에 젖어 걷고 있는데 몇 일전 친구에게 온 전화가 생각납니다. 중고등학교 때 같이 신앙생활 했던 절친인데 연락이 뚝 끊겼다가 갑자기 연락이 왔습니다. 그렇잖아도 궁금한 터라 정답게 얘기를 나누는데 잠시 교회를 떠났다가 다시 다닌다고 합니다. 갑자기 덜컹 겁이 납니다. 사회 생활하다가 신앙을 잃어버린 친구가 다시 교회를 찾는 경우는 큰 어려움을 겪고 난 후가 많으니까요. 아니나 다를까 친구 아버님이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병원에서 치료를 하다가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자 하나님이 생각이 나더랍니다. 아쉽게도 아버님의 생명은 구하지 못했지만 그 일로 친구는 다시 믿음을 찾았고 신앙생활을 잘 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나님에 대해 얼마나 열변을 토해내던지 저를 초신자 취급을 합니다.
  친구가 하나님을 다시 찾고 만난 것은 다행한 일이고 감사한 일이지만 큰 아픔 후에 다시 돌아 온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우리는 종종 어려움이나 아픔 후에 하나님을 다시 찾는 경우를 봅니다. 우리가 누리는 풍요로운 것들이 하나님이 주신 것임을 잊고 우리 스스로 교만해져서 우리 능력을 의지하는 우를 범하게 지지요. 그 작은 발걸음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하나님과 점점 멀어지게 만듭니다. 그러나 물고기가 물을 떠날 수 없듯이 우리는 결코 하나님을 떠나 살 수는 없습니다.
  하나님은 기다리기를 좋아하시고 인내하시는 분이시지만 그 한계가 넘어가면 반드시 우리가 알아듣게 따끔하게 꾸중하시는 분입니다. 저는 저를 비롯해서 많은 믿음의 사람들이 하나님이 꾸중하는 선을 넘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그 꾸중의 선을 넘어가게 되면 제 친구가 큰 아픔을 통해 하나님께 다시 돌아 왔듯이 우리의 소중한 누군가가 아니면 소중한 무엇인가가 희생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아침 출근길 느끼는 작은 행복이 큰 행복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는 하나님의 권위를 인정하는 겸손한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조용히 하나님의 말씀을 실천해 간다면 큰 아픔 없이 희생 없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하나님의 풍성한 은혜 속에서 큰 행복을 누릴 것입니다. 2013년 우리 삶 속에서 작은 행복이 큰 행복으로 바뀌어 가는 것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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